안녕하세요? 권봉수입니다.

혹시 위연이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위연은 삼국지에서 촉나라 유비의 오호장군중 하나로 나오는 인물입니다.

위연은 장사태수 한현의 장수였다가 유비에게 투항했는데, 이때 제갈공명은 위연의 상을 보고 “반자는 필반”이라며 반골상을 가진 그를 베자고 주장했으나 그의 용맹함을 높이 산 유비에 의해 중용되었습니다.

유비와 제갈공명이 모두 죽은 후, 제갈공명의 측근들이 군권을 장악하자 이에 반발한 위연은 반란을 일으켰고, 생전에 제갈공명이 그의 주변에 배치해 둔 마대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역설적으로 “반자는 필반”이라는 제갈공명의 예언이 현실이 된 겁니다.

오늘 위연을 거론하는 이유는 김정은국무위원장의 행적과 관련하여 어이없는 발언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미래통합당의 태영호당선자와 미래한국당의 지성호당선자 때문입니다.

먼저 관련된 보도 영상을 함께 보시죠.

논란의 주인공인 태영호와 지성호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 보겠습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태영호는 1962년생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외교관으로 근무하다가 대한민국에 망명한 북한이탈주민입니다. 망명후 북한의 테러 위협을 피하기 위해 한동안 대한민국 주민등록상 이름을 태구민으로 등록했으나 2020년 4월 말 본래의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태구민은 '북한 주민(民)들을 구(救)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평양에서 출생하였고 부모는 모두 교원이었는데, 고등중학교 재학중인 1976년부터 중국 베이징외국어대학 부속 중고등학교에서 4년간 유학했고 북한으로 돌아온 뒤 국제관계대학을 나온 그는 북한 외무성 8국에 배치되었습니다. 그리고 1984년부터 1988년까지 베이징외국어대학 영문학과에서 공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중국에서 총 8년간 유학하며 중국어와 영어를 학습한 겁니다. 중국 유학후 태영호는 곧바로 김정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총비서의 전담통역 후보인 덴마크어 1호 양성 통역관으로 선발되어 덴마크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1993년부터 덴마크 주재 북한 대사관 예하 서기관으로 활동하다가 1990년대 말 덴마크 주재 북한 대사관이 철수하면서 스웨덴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스웨덴 생활은 길지 않았고 곧 귀국해 EU 담당 과장을 거쳐 영국 주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사관으로 파견되어 3년 정도 근무하였습니다.

2015년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이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의 런던 공연장을 찾았을 때 동행하기도 했습니다.

주영 공사로 있던 중 2016년 8월 17일 대한민국으로 망명했습니다. 공사는 대사 다음 서열로, 탈북한 외교관 중에서는 최고위급이었습니다.

2018년 10월에는 대한민국의 보수주의 변호사 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이 제정한 제1회 북한인권상을 수상했습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20년 2월, 자유한국당에 입당하여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미래통합당 공천 결과 서울 강남구 갑에 전략공천되어 21대 총선에 나서게 되었고 더불어민주당의 김성곤 후보를 꺾고 21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지성호는 1982년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태어났습니다. 1996년 북한 고난의 행군 시기에 생활고로 석탄을 훔치다 열차 바퀴에 깔려 왼쪽 손과 왼쪽 다리가 절단돼 중증 장애인이 됐습니다. 2006년 목발을 짚고 국경을 거쳐 탈북하여 대한민국에 귀순했으며, 현재는 의수와 의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귀순한 후 2010년 북한인권단체 나우를 설립해 북한주민 수백명을 탈북하게 했으며, 2018년 1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정 연설에 참석해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북한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12번을 받아 21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되었습니다.

이런 전력을 가진 두 사람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하여 부정확하고 잘못된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겁니다.

이런 비판을 보도한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이와 같은 청와대와 민주당의 공식적인 비판에 더하여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태영호, 지성호 당선자에게>라는 글을 올려 “한달 뒤면 임기를 마칠 낙선 의원이, 한달 뒤 임기를 시작할 당선자에게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다소 어쭙잖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꼭 해야 할 말이기에 펜을 든다”며 “두 분은 자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북한의 최고지도자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우리 군대나 정부의 대비 태세가 어떻게 바뀌는지 두 분도 대충은 아실 것”이라며 “세 치 혀를 농할 가벼운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허언에 넘어갈 정도로 허술한 대한민국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자칫 국가적 화를 부를 수 있는 안보상 심각한 위해를 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김 의원은 “국회의원은 임기 초반과 그로부터 2년 후 두 차례에 걸쳐 상임위에 배정되는데, 그 때 두 분은 국방위나 정보위에는 절대 들어가지 마시라. 여러분은 이번 일로 자발적 제척 대상임을 스스로 입증했다”며 “미래통합당 지도부도 진정한 보수정당이라면 이번 일을 경고 삼아 두 의원을 국방위와 정보위에서 배제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비판에 대해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태영호, 지성호 당선인을 향한 집권 세력의 배척과 배제 움직임이 도를 넘고 있다"며 " 두 분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국민의 동의를 받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다. 어떤 차별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국회의원이 된 두 분은 어떤 상임위도 선택할 수 있고 국회의원으로서 취득가능한 어떤 정보도 요청할 수 있다"며 "바로 그 점이 자유 대한민국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전체주의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했고 2012년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두 분의 탈북민을 국회의원으로 뽑은 것이야말로 체제에 대한 자신감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며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을 우리가 신뢰한다면 두 분에 대한 정보 접근을 우려할 것이 아니라 배제를 우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태영호, 지성호 탈북 국회의원 당선자들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사태에 대해 충분히 그런 예측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두 당선인을 두둔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문 정권이 지나치게 몰아붙이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대북정보를 장학하고 있는 문 정권도 처음에는 당황했고 미국조차도 갈팡질팡하지 않았던가?"라고 반문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암흑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상식적인 추론을 했다는 것을 이유로 이를 매도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며 "그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 태영호, 지성호 당선자의 상임위 배정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저는 두 사람의 국회 국방위와 정보위 배제는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외교, 통일, 산업 분야의 기밀을 다루는 주요 상임위 배치도 배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툭하면 북한 내부 소식통을 빙자해서 특정한 정보를 남한에 유포하는 사람들이, 입장을 바꿔 남한 내부 소식통을 이용해서 북한에 정보를 안 준다는 보장이 어디 있습니까?

솔직히 태영호, 지성호 같은 함량 미달의 인물에게 국회의원으로서의 특권을 부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수십 년을 성실하게 땀흘리며 국가 발전에 기여한 사람들 중에도 비정규직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국민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런데 단지 탈북자라는 이유로 태영호, 지성호 두 사람에게 단박에 이런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 작년 검찰 개혁 사태 이후 우파 진영에서 그토록 목놓아 외치던 '공정 사회'의 모습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이런 후보를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공천하여 득표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래통합당은 부적절한 공천에 대해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서울 강남(갑) 주민들 중 태영호당선자에게 한표를 선사한 주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생을 강남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유학 다녀와 지금도 살고 있으면서 이론과 실력을 겸비하여 강남의 계급의식과 부동산권력을 지켜줄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북에서 당의 핵심간부로 호가호의하다가 고향을 버리고 변심하여 망명한 사람을 자신들의 대표자로 뽑은 사람들의 책임 또한 가볍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탈북자들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극우 정당, 극우 언론, 일부 보수 종교계의 작태를 경계하고, 동시에 탈북자들도 남한 사회의 보편타당한 시민의식을 학습하여 남한 사회의 일원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노력을 스스로 배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앞으로도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의 소수 극우 세력에 기생하고 협조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생존권을 보장받으려 한다면 필경 우리 사회에서 탈북자들의 입지는 지금보다 더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특히 태영호, 지성호 같은 소영웅주의에 오염된 극소수 인물들 때문에 오늘도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서 어렵사리 땀흘려 일하는 다른 선량한 탈북자들의 입지가 도매급으로 좁아질 것입니다.

부디 한국 사회에서 탈북자들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생존권을 보장받는 길은 극우 세력과 손을 잡고 그들의 행동대원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적인 시민의식과 교양을 함양하는 길이라는 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권봉수TV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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