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실상의 출당 작업에 들어가면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가 일어나고 있지만 보수 새판짜기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서로 주도권을 쥐려는 기싸움 속에서 한국당은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의 선별 입당 혹은 흡수통합에 무게를 싣지만 바른정당은 당 대 당 통합을 원해 평행선을 보이고 있다.한국당이 주장하는 보수통합은 기본적으로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흡수통합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최근 공사석에서 잇달아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아니라 흡수”라고 말해왔다. 홍 대표는 종종 “난파선에서 저만 살겠다고 구명정을 타고 나간 행위는 괘씸하지만 그 사람들을 버려서는 안 된다”면서 보수 야권 통합과의 연합 필요성을 밝히면서도 “힘을 합치는 게 아니라 지방선거 전후로 바른정당이 한국당에 흡수되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정우택 원내대표도 “당 대 당 통합이 아니라 흡수통합”이라며 “(대선 직전) 14명이 넘어온 것과 비슷하게, 함께할 신념을 가진 분들이 그렇게 넘어오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바른정당은 보수통합을 원하는 의원들조차 ‘흡수’보다는 ‘당 대 당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양당이 동등한 위치에서 통합논의를 진행해야 당내 주도권은 물론 향후 공천에서 불이익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내 자강론자의 경우는 특히 바른정당 중심의 흡수통합론을 주장한다. 하태경 의원은 13일 “새로운 보수가 우뚝 서야만 한국당의 합리적인 사람들을 끌어올 수 있다”고 했다.여기에 바른정당 쪽 의원들에게 ‘보수 분열’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한국당 내 주장도 적지 않아 앞으로 통합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류여해 한국당 최고위원은 전화통화에서 “통합이라는 단어를 쓰는 건 부적절하다”며 “바른정당 의원들의 재입당을 막을 순 없지만 책임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진 강남갑 당협위원장도 “당이 가장 어려울 때 뛰쳐나가 보수 분열을 조장했던 배신자들과 무슨 명분으로 통합을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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